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리뷰]아비정전(阿飛正傳)줄거리, 배우, 감상평

 안녕하세요. 오늘은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1990)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아비정전은 왕가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입니다. 어머니에게 버림받아 사랑을 믿지 않는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쓸쓸한 관계에 대해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왕가위 감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알고 계실 '다리 없는 새'의 묘사가 눈에 띄는 작품입니다. 아비정전은 장국영, 장만옥, 유덕화, 양조위 등 내로라하는 홍콩의 대표배우들이 출연해 홍콩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매우 좋아하실 배우들이 출연합니다. 내용을 차치하더라도 이정도 배우진이면 정말 보는 맛이 날거라 생각합니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 다니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아비정전, 지금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아비정전 포스터, 출처 :  아비정전 (1990) — The Movie Database (TMDB) (themoviedb.org)

 

줄거리

 

 아비는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해 짧은 만남들만을 추구하는 카사노바이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떠도는 다리 없는 새처럼 말이다. 어느 날 아비는 매표소 직원 소려진에게 접근해 그녀의 마음을 얻는다. 둘은 동거를 시작하고 소려진이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치자 아비는 그녀를 매몰차게 떠나버린다. 소려진을 떠난 후의 아비는 루루라는 이름의 여자를 새로 만나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다. 아비가 루루를 실증내기 시작한 시점부터 눈치빠른 루루는 아비를 붙잡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인다. 

 

 한편 아비와 헤어진 소려진은 짐을 찾으러 갔다가 한 경찰을 만나게 된다. 경찰은 소려진에게 호감을 갖고 그 둘은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도 잠시, 둘은 이별하게 되고 경찰은 일을 그만두고 선원 일을 시작해 필리핀으로 간다. 루루는 아비와 헤어진 뒤 방황하다 다시 아비를 찾는 지경에 이른다. 루루를 짝사랑한 아비의 친구는 루루가 필리핀으로 갈수 있는 경비를 마련해주고 아비를 만나지 못한다면 자신에게 와달라며 그녀를 보낸다. 

 

 아비의 어머니는 친어머니가 아니다. 어렸을 때 친어머니가 매달 돈을 보내는 조건으로 입양을 보냈는데, 친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슬픔과 남자에 빠져사는 양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아비는 양어머니에게 친어머니가 필리핀에 있다는 정보를 얻고 필리핀으로 이동한다. 우여곡절 끝에 어머니의 집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비는 가정부에 의해 어머니가 집에 있지 않다는 소식을 접하고 발걸음을 돌린다. 사실 어머니는 집에 있었고, 그 사실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그는 다시 한 번 슬픔에 빠진다.

 

 아비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고, 길에 쓰러져 있는 선원이 그를 발견해 자신의 집으로 옮긴다. 아비는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고 위조여권을 탈취하다가 쫓기는 신세가 된다. 선원은 그런 그를 다시 한 번 구해주고 둘은 기차에 몸을 싣는데, 선원이 자리를 뜬 틈에 아비는 위조여권 제조자에게 살해당한다. 자신이 사랑했던 한 사람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과연 아비는 누구를 생각하며 눈을 감았을까. (영화를 모두 보면 알게 된다)

 

감독/배우 

감독

왕가위

 

배우

장국영 - 아비

양조위 - 경찰/선원

장만옥 - 소려진

류가영 - 루루

아비 친구 - 장학우

 

감상평

발 없는 새가 있지. 날아가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번 내릴 때가 있는데 그건 새가 죽을 때야. (아비의 대사)

 

 아비정전에서 아비가 내뱉는 대사이다. 이 한 문장으로 영화의 줄거리와 주인공의 행동들을 모두 설명할 수 있다. 여러 여자를 만나는 바람둥이이자 추파꾼이지만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는 그의 삶. 그러나 자신이 매몰차게 떠난 여자를(소려진) 생각하며 삶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자신 내면의 외로움을 그렇게 감추고 살아갔다는 것이 드러났다. 아비정전은 사람의 외로움과 내면의 쓸쓸함, 그리고 어긋난 관계들을 반복적으로 비춰주면서 관계에서 오는 쓸쓸함을 표현한다. 또 마지막 장면을 통해 그런 고독함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넌지시 던져주는 듯 하다. .

 

 영화 아비정전은 흔히 할 수 있는 경험을 통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요소보다는 각 배우들의 연기, 인물들이 내뱉는 짤막한 대사, 그리고 특유의 분위기에 매료될 수 있는 영화이다. 또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당시 홍콩 영화계의 거물들이 한데 모여 연기를 펼친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세 개의 시퀀스가 한 번에 겹쳐지며 결말을 완성하는 구조로 왕가위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 몇몇 사람들은 이 영화가 장국영의 마지막과 닮아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외로움, 고독함에 시달리다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떠난 장국영의 삶을 기억하기 때문일까. 듣고보니 고독함에 몸부림치는 아비와 장국영의 모습이 겹쳐 보여 괜히 속상해진다.

 

영화와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

1. 엔딩에 양조위가 외출을 준비하는 장면이 뜬금없이 나와 논란이 되었다. 이는 왕가위 감독이 아비정전 후속편을 염두에 두고 삽입한 장면인데, 흥행 실패로 후속편 제작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그 의미를 잃게 되었다.